기구 통합 불발 시 제3기구 출현 우려
교단장회의 모임에서 절차 무시한 통합 문제 제기
9월 주요교단 정기총회를 앞두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의 기구 통합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한국교회 24개 교단장이 모이는 한국교회 교단장회의(이하 교단장회의)에서는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이 제기되는 등 의견일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24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교단장회의에서는 7개 교단 교단장들(한국교회연합을위한협의회, 한연협)이 기구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했지만 회의석상에서는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회의의 연속성을 위해 각 교단의 부총회장들도 배석한 가운데 진행된 모임에서는 한연협 보고에 집중, 7개 교단장들은 한연협이 만들어진 경위와 현재까지의 결의사항들을 보고했다.
기감 전용재 감독회장은 “교단장회의가 처음 복원됐을 때부터 양 기관의 통합을 최우선 순위에 뒀고, 지난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성명서도 냈다”면서 한교연이 반발하는 것에 대해 “교단장들이 나섰다고 하면 한교연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교단장회의가 양 기구 통합을 주도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모임에서는 통합 절차와 방향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양 기구와의 교감 없이 통합을 강행할 경우 통합이 어렵게 되면 오히려 제3의 기구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대한예수교복음교회 총회장 임춘수 목사는 “한국교회가 연합하길 원한다면 한연협이 아니라 7개 교단 및 실무자에 의해 로드맵이 나와서 23개 교단이 다 동의한다”면서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예장통합 사무총장 이홍정 목사도 “동성애, 총선 등을 논의하려고 했던 한국교회총연합네트워크에서 출발한 한연협이 법인을 통합하는 주체가 되는 것은 문제”라면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생략된 상황에서는 제3의 기구가 나오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경계, 양 기관이 앞서 한연협이 통합의 대원칙을 제시한 성명서에 동의한 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예장통합 총회장 채영남 목사는 “7.7정관을 통해 이단문제가 해결되면 통합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같은 교단에서 다른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한연협은 9월 주요교단의 정기총회를 비롯해 24개 교단에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안을 상정해 교단들의 결의를 얻으면 양 기관의 통합을 선언하고 후속절차를 밟아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한교연은 당초 양 기관 분열의 원인이었던 이단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통합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